2025년 7월, 영국 런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제138회 윔블던 테니스 대회는 명불허전 ‘테니스의 성지’라는 별칭에 걸맞은 경기들로 가득 찼다. 특히 남녀 단식 8강부터 결승까지는 전 세계 팬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으며 다시 한번 윔블던의 위상을 증명했다. 이 글에서는 남녀 단식 8강부터 결승까지의 주요 경기들을 중심으로, 주요 선수들의 활약과 명장면을 총정리해본다.
■ 남자 단식: 신구 강자의 대결 속 치열한 접전
▶ 8강전: 새로운 세대의 대약진
남자 단식 8강에서는 기존 빅 4 세대의 마지막 남은 슈퍼스타 노박 조코비치와 알카라스를 비롯해, 이탈리아의 야닉 시너, 덴마크의 홀게르 루네 등 젊은 신예들이 포진해 흥미로운 대진이 성사되었다.
가장 주목받은 경기는 "노박 조코비치(세르비아)"와 "홀게르 루네(덴마크)"의 맞대결이었다. 윔블던 7회 우승 경력의 조코비치는 1세트를 6-3으로 따냈지만, 이후 루네의 과감한 포핸드 위닝 샷에 고전하며 2세트를 타이브레이크로 내줬다. 하지만 조코비치는 특유의 집중력으로 3, 4세트를 다시 잡으며 3-1(6-3, 6-7, 6-4, 6-3)로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.
한편, "카를로스 알카라스(스페인)"는 지난해 우승자답게 강력한 서브와 역동적인 베이스라인 플레이를 앞세워 미국의 테일러 프리츠를 3-0(6-4, 6-3, 7-5)으로 완파하며 무난히 준결승에 안착했다.
또 다른 경기에서는 야닉 시너가 알렉산더 즈베레프와 풀세트 혈투 끝에 3-2(7-6, 3-6, 6-4, 4-6, 6-3)로 승리해 경기를 지켜보던 팬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. 남은 한 경기에서는 캐나다의 펠릭스 오제-알리아심이 프랑스의 움베르를 물리치고 생애 첫 윔블던 4강에 올랐다.
▶ 준결승전: 세대교체 신호탄
준결승전에서는 드디어 ‘현존 최강자’와 ‘차세대 강자’의 진검승부가 이뤄졌다. 알카라스 vs 시너, 그리고 조코비치 vs 오제-알리아심이라는 대진표가 완성됐다.
알카라스와 시너의 경기는 역대 윔블던 준결승 중 가장 빠르고 공격적인 플레이가 펼쳐졌다는 평을 받을 정도로 높은 수준이었다. 알카라스는 1세트를 시너에게 내줬지만 이후 강력한 리턴 게임과 전위 플레이로 흐름을 바꾸며 3-1(4-6, 6-3, 6-2, 7-6)로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.
반면, 조코비치는 오제-알리아심과의 경기에서 부상 여파로 인해 움직임이 둔했고, 결국 5세트에서 허벅지 통증을 호소하며 메디컬 타임아웃을 요청했다. 오제는 차분히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생애 첫 윔블던 결승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. 경기 스코어는 3-2(6-4, 3-6, 7-5, 2-6, 6-3).
▶ 결승전: 알카라스의 2연패
결승은 많은 팬들의 예상대로 카를로스 알카라스와 펠릭스 오제-알리아심의 맞대결로 진행됐다. 이 경기는 3시간 45분간 이어진 접전 끝에, 알카라스가 경험과 기량 모두에서 한 수 위임을 증명했다.
알카라스는 전매특허인 속공과 포핸드 크로스 샷으로 오제를 압도하며 3-1(6-3, 4-6, 7-5, 6-2)로 승리, 윔블던 2연패와 개인 통산 4번째 그랜드슬램 우승을 차지했다. 경기 후 그는 “윔블던은 내게 특별한 장소다. 이 순간을 영원히 기억하겠다”라고 밝혔다.
■ 여자 단식: 신데렐라 스토리와 대이변의 연속
▶ 8강전: 세계 1위의 탈락과 떠오르는 샛별
여자 단식 8강에서는 큰 이변이 발생했다. 세계 랭킹 1위인 "이고 시비옹텍(폴란드)"가 미국의 "코코 거프"에게 2-1로 패하며 탈락한 것이다. 경기 스코어는 3-6, 7-6, 6-2. 시비옹텍은 두 번째 세트에서 승기를 잡지 못하며 경기 흐름을 놓쳤고, 거프는 이를 기회 삼아 폭발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였다.
또 다른 경기에서는 체코의 "마르케타 본드로우소바"가 일본의 "나오미 오사카"를 상대로 놀라운 경기력을 선보이며 2-0(7-5, 6-4)으로 완승했다. 오사카는 돌아온 이후의 최고 성적을 냈지만 체력 문제로 고전했다.
▶ 준결승전: 코코 거프의 기적은 계속됐다
준결승전에서는 "거프와 본드로우소바", 그리고 튀니지의 "온스 자베르와 엘레나 라이바키나"가 맞붙었다. 거프는 본드로우소바를 상대로 강한 멘털을 바탕으로 2-1(4-6, 6-4, 7-6)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고, 자베르는 라이바키나를 상대로 침착한 플레이를 펼치며 2-0으로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.
▶ 결승전: 온스 자베르, 역사 쓰다
7월 12일 펼쳐진 여자 단식 결승에서는 튀니지의 "온스 자베르"가 미국의 "코코 거프"를 2-1(6-4, 5-7, 6-2)로 꺾고 아랍권 선수로는 최초로 윔블던 우승을 차지했다.
자베르는 그간 윔블던에서 세 번이나 준우승에 머물렀던 아픔을 이겨내고 마침내 정상에 섰다. 경기 후 자베르는 “이 우승은 제 민족, 제 나라 전체의 승리”라며 눈물을 흘렸다. 한편 거프는 “비록 오늘은 졌지만, 앞으로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하겠다”라고 각오를 다졌다.
결론: 테니스의 아름다움, 윔블던에서 빛나다
2025 윔블던은 명실상부 ‘테니스의 월드컵’ 임을 다시 한번 입증한 대회였다. 알카라스의 왕좌 수성, 자베르의 눈물 어린 우승, 조코비치의 끝없는 도전 등은 전 세계 테니스 팬들에게 깊은 감동을 안겨주었다. 테니스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, 사람과 이야기, 그리고 역사로 이루어진 예술이라는 것을 느끼게 한 이번 대회를 끝으로, 우리는 또 다음 그랜드슬램을 기다리게 된다.